나경원 “文대통령 강경 발언, 정권의 정신승리…日에는 꽃놀이패”

입력 2019-07-16 10:34 수정 2019-07-16 12:00
나경원(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경고’ 등의 표현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권의 정신승리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오히려 사태 해결은 요원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강 대 강 대치로 끌고 가는 것은 일본 정부로서는 오히려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거친 설전과 치열한 다툼은 외교라인과 각 부처에 전적으로 맡기고 대통령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치적·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고 협상력을 가져가기 위해 대통령만큼은 최대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 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하는 등 일본을 겨냥한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정부가 여러 가지 방법을 내놓지만 사실상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같은 것도 실질적으로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 그 사이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며 “이 사건은 결국은 외교 문제의 사법화가 낳은 비극부터 시작된다. 이제 다시 외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어제 문 대통령께서 우리가 제시한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가 없다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일본의 소재·부품 장비 의존에서 벗어나서 수입처 다변화,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산업경쟁력 강화”라며 “소득주도성장, 반(反)기업 정책 폐기 없이는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기술이 저절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며 “그 여건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