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10% 안되면 사퇴’ 약속 사실상 번복 “답변 보류하겠다”

입력 2019-07-15 18:08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추석 전 당 지지율이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관련 “답변을 보류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조건부 퇴진’을 약속했던 자신의 발언을 사실상 번복한 셈이다.

손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당내 계파) 싸움이 혁신위원회까지 확대된 상태에서 우리가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는 게 과연 현실적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라며 “답변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4·3 보궐선거 이후 사퇴 압박을 받던 손 대표는 지난 4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전까지 지지율을 10%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손 대표의 퇴진을 주장하는 퇴진파와 손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가 혁신위원회의 당 지도부 검증 혁신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퇴진파 권은희 최고위원은 “혁신위원장이 공석이라고 의결된 혁신안을 상정하지 말라는 당헌·당규는 없다”며 “손 대표가 당헌·당규를 중시한다면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권파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런 안건을 지정한 혁신위는 계파싸움의 연장이라 보는 것이 당연하다”며 “주대환 위원장 사퇴로 인한 혁신위 파행을 손 대표에게 책임지라는 식의 단식농성을 하는 혁신위원은 당을 살리는 위원이냐, 죽이는 위원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싸움이 혁신위원회로까지 확대될지 몰랐다”며 “혁신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을 때는 당의 내분과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가 돼 다음 총선에 대비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결국 혁신위가 계파싸움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다시 혁신위원장을 선임한다 해도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모실 분을 새로 찾겠지만 지금 당 상황에서 마땅한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찾아오기가 힘들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