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강원 고성서 발견된 北목선, 대공혐의점 없다”

입력 2019-07-15 17:19
지난 13일 오전 동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 해군 고속정이 현장에 출동해 촬영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2일 강원도 고성군 거진1리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 목선에 대해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15일 밝혔다. 대남 침투용 선박으로 볼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북한군 소속 선박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선박 안에서 무기나 침투용 장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목선에서 어로행위 흔적이 있는 어망과 부패된 어류, 장화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목선은 발견 초기 거의 침수된 상태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 목선 3척을 지난 13일 발견해 현장에서 파기했다. 3척 중 1척은 지난 13일 오전 1시18분쯤 육군의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1.1㎞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 배는 이날 오전 2시18분쯤 NLL을 넘어왔으며, 해군 고속정 2척이 현장에 출동해 배의 상태 등을 파악했다. 합참 관계자는 “해당 선박은 70% 가량 물에 잠겨 있었다. 이 상태로는 예인하더라도 배가 파손된다. 그냥 놔둘 경우 우리 어선과 충돌할 수도 있어 현장 확인 후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오전 링스 헬기에서 촬영한 북한 소형 목선. 목선 대부분이 침수돼 있는 상태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같은 날 오전 8시40분쯤 해상작전헬기 링스가 울릉도 북쪽 13㎞ 해상에서 발견한 북한의 소형 무인 목선도 파기됐다. 이어 울릉도 북쪽 64㎞ 해상에서 P-3C 해상초계기가 오후 1시27분쯤 발견한 소형 무인 목선도 파기됐다.
지난 13일 해군의 P-3C 해상초계기에서 식별한 북한 목선. 합동참모본부 제공

15일에도 동해 NLL 남측에서 북한의 소형 무인 목선 1척이 발견됐다. 이 배를 포함해 올해 남측으로 떠내려온 북한의 무인 목선은 동해 14척, 서해 2척 모두 16척인 것으로 집계됐다. 군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부터 7월 14일까지 동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퇴거 조치된 북한 어선은 380여 척이다. 대규모 북한 어선이 출현한 것은 동해 NLL 일대 오징어잡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 목선. 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달 15일 강원도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목선.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북한의 무인 목선이 떠내려온 것을 전체 통계까지 제시하며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일어난 북한 목선 ‘입항귀순’ 사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또 ‘목선에 북한 침투조가 타고 있었다’는 등 최근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불법 조업 어선이나 무인 어선 등을 매번 설명할 수 없다. 전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