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 경기에 나선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내야수들의 아쉬운 수비와 불펜 난조 속 승리 추가는 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나서 7이닝 동안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승리요건을 충족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후 다저스가 동점을 허용해 11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4⅔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된 만큼 꼭 이기고 싶었던 경기였다. 첫 공격 때만 해도 다저스 야수들은 ‘류현진 도우미’ 역할에 충실했다. 1회초 보스턴 선발 데이빗 프라이스를 상대로 5번 중견수 A.J. 폴락이 펜웨이파크의 낮은 우측 펜스를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치며 3-0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1회말 악몽이 시작됐다. 1사 1루 상황에서 2번 타자 젠더 보가츠가 친 땅볼을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가 손쉽게 잡아냈다. 테일러는 즉시 병살 시도를 위해 2루를 바라봤지만 공을 받아줄 야수가 없었다.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타구판단 실수로 땅볼을 잡으러 뛰다 넘어진 탓이다. 뒤늦게 1루로 공이 송구됐지만 타자도 세이프 됐다.
이후 2사 만루 상황에서는 테일러가 던진 원바운드 송구를 1루수 데이빗 프리즈가 놓쳤다. 프리즈가 공을 줍는 동안 2루 주자까지 홈인해 순식간에 2실점하게 됐다. 이후 류현진이 우전안타를 맞으며 2점째 실점도 자책으로 변했다. 1회에 맞은 내야안타만 3개였고 이 중 2개는 막을 수 있는 타구였다.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흔들릴 법도 했지만 류현진은 철옹성이었다. 이후 6이닝 동안 4번의 삼자범퇴를 포함해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내야수들과 달리 외야수들은 류현진에게 힘을 실었다. 폴락이 5회초 적시타로 4점째를 만들었고 5회말에는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멋진 송구로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를 잡아냈다. 결국 류현진은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평균자책점은 1.73에서 1.78로 약간 올랐지만 본인도 경기 뒤 “1회 빼고는 힘들지 않았다”며 “많은 이닝을 던져 좋았다”고 만족했을 만큼 훌륭한 투구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펜이 문제였다. 8회말 페드로 바에스가 첫 두 타자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동점이 돼 승리가 날아갔다. 다저스는 12회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7대 4로 신승했다. 류현진은 “(블론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며 “팀이 이겨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