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놀기좋은 어린이집’ 생긴다

입력 2019-07-15 14:29
어린이집 아이들이 서울시 생태시설에서 요리 체험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놀기좋은 어린이집’ 125곳이 서울에 들어선다.

서울시는 텃밭과 놀이터 등 아이들이 언제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늘린 ‘생태친화 어린이집’을 만들겠다고 15일 밝혔다. 2022년까지 자치구별 5곳, 총 125곳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올해는 4개구 20곳을 연다. 서울시는 오는 18일까지 자치구 별 사업계획을 심사해 설립지를 낙점할 방침이다.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수업보다 놀이에 방점을 찍는 어린이집이다. 기존의 어린이집들은 교수가 정해진 수업 시·공간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아이들을 나이로 구분 짓고 교재와 교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예컨대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면, 시간표에 따라 블록쌓기·교구학습을 하다 점심을 먹고 낮잠·체육수업을 소화하는 식이다. 아이가 일정 중간에 혼자 밖에 나가 놀기는 어렵다. 이런 방식은 관리하기는 효율적이지만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르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아이가 원할 때면 언제든 놀 수 있게 한다. 핀란드와 뉴질랜드가 이 방식을 따른다. 핀란드는 아이들이 언제든 실내외를 드나들며 놀 수 있도록 어린이집 내 모자와 장갑, 신발까지 갖춰 놓는다. 교사는 실내 교사와 실외 교사로 나뉘어 각자 영역의 아이들을 돌본다. 서울시는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교재·교구 중심의 보육과정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한다”고 평가했다.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내부나 주변에 텃밭, 실내외 놀이터 등 생태시설이 조성돼야 한다. 서울시의 유아숲체험원, 태양의 놀이터, 유아동네숲터, 시민자연학습장 등이 대표적 생태시설이다.

서울시는 생태친화 어린이집을 유치한 자치구에 놀이 공간 조성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8월부터 12월까지 생태보육 컨설팅을 진행해 개별 어린이집이 개성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생태친화 어린이집 확충 계획은 서울시의 ‘보육 질 높이기’의 일환이다. 그동안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려 보육 인프라 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질에도 신경 쓰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정부도 놀이‧유아중심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누리과정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자연‧아이‧놀이 중심의 다양한 보육과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서울시 생태시설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