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신축 건물 공사에 차질이 생기자 철거를 서두른 정황을 발견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포클레인 기사가 당시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계획대로 작업하지 않았다”며 “작은 포클레인으로 작업해야 하는데 대형 포클레인으로 빠르게 작업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철거 공사가 예정보다 한 달가량 미뤄지면서 신축 건물 공사에 차질이 생기자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부실 공사를 했다고 보고 있다. 건물주와 감리업체가 맺은 ‘철거공사감리 계약서’에 따르면 철거공사 기간은 5월29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였다. 하지만 서초구청 철거 심의 통과가 지연되면서 실제 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0일까지로 기간이 줄었다. 이후 철거 작업 6일 만에 건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다가 부실 공사를 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며 “철거업체와 건물주, 구청 관계자 등에 대한 통신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2시23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해 인접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예비 신부 이모(29)씨가 숨지고 예비 신랑 황모(31)씨가 중상을 입었다. 또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