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뉴욕의 화려했던 밤이 암흑으로 변했다.
지난 13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으로 인해 뉴욕의 대표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이 꺼졌고, 제니퍼 로페즈의 뉴욕 공연도 중단되는 등 뉴욕 시민과 여행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자정(한국시간 14일 오후 1시)쯤 전력은 상당 부분 복구됐지만, 아직 불편을 겪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일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콘에디슨사와 뉴욕 소방당국에 따르면 맨해튼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엔드 애버뉴 사이에 있는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전이 시작됐다. 뉴욕 서부에서 발생한 정전은 72번가를 비롯해 5번가와 허드슨 강까지 광범위하게 번졌다.
이 사태로 맨해튼 시민들은 3~4시간가량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정전으로 일부 구간의 지하철 운행이 멈춰 승객들이 열차 안에 갇히는 일이 일어났다. 또 승강기가 멈추면서 구조대가 출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뉴욕 최대 관광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은 꺼졌고, 미국 유명 가수 제니퍼 로페즈는 공연 시작 20여분 만에 공연을 중단하고 관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정전은 신호등까지 잠재웠다. 이에 더욱 혼란은 더 커졌다. 정전 발생 소식을 접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아이오와에서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유세를 중단하고 뉴욕으로 급히 돌아왔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력 공급망의 기계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개입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뉴욕은 42년 전 같은 날 비슷한 사태를 겪었다. 1977년 7월 13일 저녁 변전소 낙뢰로 인해 발생한 정전으로 당시 뉴욕 시민들은 약 25시간 동안 ‘공포의 밤’을 보냈다. 정전으로 어두워진 뉴욕 시내 상점 1700여 곳에선 약탈 범죄가 일어났으며, 30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다행히 이번 사건으로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공공서비스국에 정전 원인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완전한 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뉴욕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