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강북 잇는 자전거 고속도로 뚫린다

입력 2019-07-15 10:31 수정 2019-07-15 14:39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이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에 자전거 고속도로가 뚫린다. 서울 사대문 안쪽과 여의도, 강남 사이 도로를 중심으로 인도·차도와 완전분리된 자전거 도로가 구축된다.

중남미를 순방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시의 차 없는 거리 행사 ‘시클로비아’를 찾아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하이웨이’(CRT)를 구축하겠다”며 “지금까지 자전거 간선망은 한강 자전거 길을 중심으로 한 동서축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남북축을 더해 막힘 없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저전거 고속도로는 자전거가 사람·차량과 분리돼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뜻한다. 서울시는 차로를 좁히고 줄어든 폭만큼 자전거 도로에 할애할 계획이다. 자전거 고속도로의 높이는 인도만큼 높여 차도와 구분할 방침이다.
서울시 자전거 고속도로 개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강남에서 사대문 안까지 자전거로 30분만에 진입할 수 있는 자전거 도로를 설계하는 게 목표다. 기한은 내년 상당부분 실현, 2년 내 완성을 노린다.

박 시장이 제시한 서울형 CRT는 지상 구조물이나 도로 상부 등을 활용한 캐노피형 또는 튜브형,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그린카펫형 등을 포함한다.

캐노피형은 중앙버스차로 공간 위편이나 측면에 만드는 구조물이다. 튜브형은 한강 다리 또는 서울로 7017 등 기존 시설물의 하부나 측면에 자전거가 다니는 큰 튜브를 장착하는 식이다. 그린카펫형은 강남 등 비교적 공간이 충분한 곳에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는 형태다.

서울시는 한강 교량을 활용한 테마가 있는 자전거도로망과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우선 한강 교량에 관광 특화 자전거 도로망을 구축한다. 가양대교(서울식물원~하늘공원), 원효대교(여의도공원~용산가족공원), 영동대교(압구정로데오거리~서울숲) 등은 교량과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결해 피크닉, 나들이에 특화된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한다. 자전거도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강 교량과 구조물 개선도 추진한다.

또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5개 도시개발지구는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한다.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해 총 72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자전거도로율 40% 이상),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적으로 설치해 주거지-업무시설-지하철역 간 자전거 이용이 편리하도록 만든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3억원을 투입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개소별·구간별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비스 개시 4년 만에 누적 대여 2235만건을 돌파한 따릉이 서비스 개선에도 나선다. 구릉지 주민을 위해 전기 따릉이 1000대를 시범 도입하고 따릉이 수요가 높은 지하철역 주변에 자전거 공간을 조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높일 방침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