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한 명은 져야 했다” 4시간57분의 역사적 명승부

입력 2019-07-15 08:33 수정 2019-07-15 11:25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올해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을 역사적인 명승부로 작성했다.

조코비치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페더러를 3대 2로 물리쳤다. 7-6<7-5>, 1-6, 7-6<7-4>, 4-6, 13-12<7-3>의 치열한 승부였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5회 우승 가운데 세 번이나 결승에서 페더러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조코비치와 페더러의 이번 결승전은 4시간 57분이나 소요됐다.

윔블던은 지난해까지 마지막 세트의 경우 타이브레이크 없이 한 선수가 2게임 차 이상으로 앞서야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게임스코어 12-12가 되면 타이브레이크를 치르도록 규정이 바뀌었고, 그 결과 5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종전 윔블던 최장 시간 결승전 기록은 2008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페더러가 벌인 경기로 당시 4시간 48분이 소요됐다.

당시 나달과 페더러의 경기는 나달이 3-2로 이겼다. 6-4, 6-4, 6-7<5-7>, 6-7<8-10>, 9-7이었다.

이날 승리한 조코비치는 또 71년 만에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매치 포인트를 내주고도 우승한 선수로 기록됐다. 조코비치는 5세트 게임스코어 7-7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줬고, 이어진 페더러의 서브 게임에서도 40-15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페더러의 포핸드 실책과 자신의 위너를 묶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페더러는 한 포인트만 가져왔더라면 만 37세 11개월로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고령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

조코비치는 “불행하게도 이런 경기에서 한 명은 져야 한다”며 “팬들이 ‘로저’를 더 많이 외쳤지만 나에게는 ‘노박’이라고 들렸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내가 치른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라며 “2012년 호주오픈에서도 나달과 6시간 가까운 결승전을 치렀지만 정신적으로 오늘 경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다.

페더러는 “그런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을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겠다”며 “둘 다에게 우승 기회가 있었고 나는 나의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