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일까 두 번일까… 이목 쏠리는 18일 한은 금통위

입력 2019-07-14 16:29
부동산시장·가계부채 탓에 “추가 인하 신중해야” 반론도


한 번일까 두 번일까. 오는 18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확고해진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입장’은 한은의 부담을 덜어줬다. 사실상 인하 시기만 남겨둔 상황이라 올해 안에 또 내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 개선 여부,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 등이 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1.75%)를 일단 묶어둘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한다.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데, 이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미국이 먼저 기준금리를 내린 후에, 그 뒤를 밟는 ‘안전 수순’을 따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예상되는 인하 폭은 0.25% 포인트다.

김유미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18일 금통위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 의견이 제기됐고, 연준의 인하 가능성도 높게 형성된 만큼 한은 역시 인하 ‘신호’를 줄 것”이라고 14일 예측했다. 지난 5월 31일 있었던 금통위에선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조동철 위원을 포함한 2명이 인하 의견을 제시했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의 이면에는 경기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이라며 넉 달째 이어지는 ‘경기 부진’ 현상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에 내놓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6~2.7%)를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2.4~2.5%로 낮췄다. 해외 투자은행(IB)도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2.1%)와 스탠다드&푸어스(2.0%), 모건스탠리·노무라금융투자자(1.8%), ING그룹(1.5%) 등은 1% 중후반대까지 내려 잡았다. 정부만 빼고 상당수 해외 IB들은 2% 성장이 어렵다고 내다보는 것이다.

한은은 18일 있을 금통위에서 ‘수정경제전망’도 내놓는다. 지난 4월 발표한 2.5%에서 0.1~0.2% 포인트 정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과 생산·투자 감소가 결정타다. 반도체 부진으로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두달 연속 늘었던 생산·투자도 5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반기 들어서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경기 악화와 일본 수출규제는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경기 부양이 절실하기 때문에 소폭의 기준금리 인하로는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주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에 이어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 말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걸림돌이다. 최근 서울 집값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다 가계부채는 여전히 한국 경제에 ‘무거운 짐’이다.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안에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리면 내년에 정책 여력이 제한된다는 지적도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