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츠 국장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던 인물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츠 국장을 경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코츠 국장을 교체할 의향을 밝혔다고 악시오스와 CNN이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체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DNI 국장 교체를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츠 국장의 악연은 뿌리 깊다. 코츠 국장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자 이를 정면 반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코츠 국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는 분석을 내놨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츠 국장 사이에 잡음이 불거질 때마다 경질설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지만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DNI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을 지휘하는 핵심 직책이다. 매일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1급 비밀 브리핑 자료도 DNI 국장이 작성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DNI 국장이 불필요한 직책이라며 폐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의 만류로 폐지 대신 조직 규모 축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로는 CIA 분석관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가 거론된다. 플라이츠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인물이기도 하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후임 DNI 국장으로 플라이츠를 강력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과도한 강경 노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서먹해진 상황에서 측근을 DNI 국장으로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9월 말 임기가 끝나는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다만 코츠 국장은 경질설을 전면 부인했다. 코츠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현재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며 “익명의 소식통과 사실무근의 소문을 확인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돼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