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미, 일본의 일방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 우려”

입력 2019-07-14 09:26 수정 2019-07-14 10:12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이 한·미·일 공조에 도움 되지 않는 데 대해 크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10일(현지시간) 방미해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3일 귀국길에 오르기 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미 행정부, 의회, 싱크탱크 등 여론 메이커들을 만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가 부당하고, 이 조치가 한·미·일 안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만난 모든 사람은 이 일방적인 조치에 따라 한·일 갈등이 우려스럽다고 이해했고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관계를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한·일 문제에 관해 ‘중재’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안 썼다. 나도 중재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면서도 “일본의 부당하고 일방적인 조치가 지금 중요한 이슈들과 여러 도전을 공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는 다들 공감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공감대가 있었다는 말은 좀 세게 공감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차장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금은 미 정부가 한·일 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무부 견해와 온도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제가 미 행정부나 의회에 가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 없다. 중재를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 표현은 기자분들이 먼저 쓴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중재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말을 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미·일 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자세한 보고는 받지 못했으나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대화하며 합리적인 선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데, 일본이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한 제재가 있기 때문에 일본 수입 부품 소재는 북한에 가지 않는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이번 방미 기간에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과 연이어 면담했다. 여기에서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북미 실무협상과 한미 현안 등의 논의했다. 상·하 의원들과도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