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사람의 심장 기능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 바버라 마헤르 교수팀은 대기오염이 심각한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살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63명의 심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이 심장 기능에 치명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이들의 심장 조직에서 대기오염으로 만들어진 나노입자를 다량 발견했다. 연구 결과 철 성분이 함유된 나노입자가 연구대상자들의 심장 조직에서 g당 20억~22억개씩 발견됐다. 이는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의 거주자보다 2~10배가량 높은 수치다.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25세이고 흉부 외상은 없었다.
나노입자는 연구대상자들의 심장에 실제로 해를 입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어린 3살짜리 어린아이의 경우 심장 펌프 근육 세포에서 미세한 대기오염 입자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관련 기능에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는 대기오염으로 생성된 철 성분 나노입자가 심장 질병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낸 첫 연구다. 마헤르 연구팀은 2016년에는 나노입자가 사람의 뇌에서도 발견되고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었다.
마헤르 교수는 대기오염 입자가 모든 연령대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헤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 입자에 의해) 매우 어린 아이들의 심장과 뇌, 둘 다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람이 미세한 대기오염 입자를 들이마시면 이 입자가 혈관을 타고 모든 신체 기관과 세포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실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대기오염과 심혈관 질환의 관계를 연구하는 마크 밀러 에든버러대 교수는 “일부 불확실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기오염 입자가 신체 여러 부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더 잘 이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거리는 걷고 자전거를 타도록 유도함으로써 자동차의 수를 감축해 배출되는 (대기오염) 입자를 줄이려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