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로서 미안하다” 배우 강지환이 피해자들에게 한 말의 의미는?

입력 2019-07-13 08:42 수정 2019-07-13 15:04

배우 강지환이 외주업체 여직원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지환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댓글을 언급하며 ‘오빠로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는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강지환은 12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사건 발생 이후 강지환은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을 나온 강지환은 취재진을 향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피해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지환은 “동생들이 인터넷이나 매체 댓글을 통해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그 점에 대해서도 그런 상황을 겪게 해서 오빠로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강지환은 지난 9일 자신의 촬영을 도와주는 외주업체 여직원 A씨와 B씨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회식 후 강지환의 자택에서 2차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여성 중 1명은 이날 오후 9시41분쯤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강지환의 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지금 갇혀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고를 부탁했다. 친구의 신고를 받은 서울지방경찰청은 강씨의 자택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 광주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강지환은 긴급체포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회식 후 남성의 집으로 가 2차로 술을 마시고 잠까지 잤다는 점을 들어 부주의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강지환은 경찰조사에서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지난 10일 추가 조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피해자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비명을 지른 뒤에야 강씨가 성폭행을 멈췄다”라며 “나의 옷 매무새도 심하게 흐트러져 있어 성추행 피해를 당한 것으로 의심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지 않고 구체적이고 일관돼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강지환에 대해 준강간죄와 강제추행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같은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으며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에게 채취한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강지환의 DNA 검출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경찰은 또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다른 일행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며 강지환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