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새내기 플레이메이커 ‘세난’ 박희석

입력 2019-07-13 10:00

지난 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던 아프리카 프릭스가 ‘유칼’ 손우현의 화려한 귀환에 힘입어 중상위권 팀으로 거듭났다. 5위로 서머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주목을 받았지만, 신인 서포터 ‘세난’ 박희석의 합류도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다.

아프리카는 1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진에어 그린윙스를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꺾었다. 아프리카는 5승4패(세트득실 +2)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서포터로 선발 출전한 박희석을 국민일보가 만났다.

박희석은 어리다. 2001년 9월생으로 17세다. 프로게이머 데뷔를 목표로 삼은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마우스를 쥐기 전에는 일렉트릭 기타를 잡았다. 아프리카 입단 이후에는 기타에 손을 댄 적이 없다. “언젠간 프로 생활을 마감한다면 다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박희석은 말했다.

LoL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알게 됐다. 중학교 입학 후에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졸업 직전쯤이 되자 솔로 랭크에서 프로게이머들을 만날 만큼 기량이 늘었다. 이후 아마추어 대회 등에 출전하다가 아프리카의 부름을 받았다. 테스트에 합격해 주전 자리를 꿰찼다.

팀 게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LCK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데뷔 전부터 솔로 랭크보다 팀 게임을 좋아했다. 오프라인 경기도 처음이었으나 마찬가지로 생각만큼 떨리진 않았다고 했다. 지금은 “한 번쯤 실수해도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롤모델은 ‘마타’ 조세형(SK텔레콤 T1)이다. 박희석은 ‘슈퍼팀’ KT 롤스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바텀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조세형의 팬이었다. 그는 “조세형이 라인전에서 스킬 쓰는 것 하나, 하나를 감탄하면서 영상을 되돌려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롤 모델과는 지난달 9일,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대결을 펼쳤다. 박희석은 “생각보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라인전에서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경험 면에서는 부족함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는 “운영 단계에서는 여전히 배울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서포터를 지망했던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미드라이너가 주 포지션이었다. 당시에는 ‘챌희’라는 소환사명을 썼다. 함께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던 원거리 딜러가 “서포터가 답답하다. 네가 서포터를 해봐라”라고 권유해 포지션을 바꿨다. 더 잘 맞는 옷 같아서 정착했다.

LCK에서는 노틸러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은 갈리오와 라칸이다. 이니시에이팅에 장점이 있는 챔피언들이다. 박희석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LCK에서 가장 많이 꺼낸(8번) 노틸러스에 대해선 “코치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은 있는 편”이라며 자신감을 어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