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5곳 “하반기 더 안 좋아”

입력 2019-07-11 15:22

기업 10곳 중 5곳은 하반기 경영 상황이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9년 하반기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의 경영상황에 대해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56.9%였다고 11일 밝혔다.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란 전망은 36.3%였다. 연구원은 1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경영실적과 하반기 전망 등을 조사했다.

조사대상 기업 10곳 중 4곳(42.2%)은 상반기 경영실적이 ‘예상한 수준’이라고 했으나 ‘예상에 다소 못 미쳤다’는 응답이 36.3%, ‘예상보다 매우 나빴다’ 3.9%였다. 하반기 자금 사정은 ‘상반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80.2%)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다소 악화될 것 같다’, ‘크게 나빠질 것 같다’는 부정적 전망은 14.9%였고, ‘호전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은 5.0%에 그쳤다.

기업들은 하반기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미·중 무역 분쟁’(4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산업경쟁력 약화’(15.8%),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11.9%), ‘산업안전보건법 및 상법 개정안 등의 입법 추진’(10.9%),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 정책’(9.9%), ‘강경한 노조투쟁’(7.9%)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미-중 무역 전쟁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출 감소 등 실적 악화’(43.6%)였다.

주 52시간 근로의 시행으로는 ‘추가 고용 등 기업 비용 부담 증가’(41.4%)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책정폭은 2~3% 인상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33.0%로 주를 이뤘다.

소매·유통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3분기 수익성이 2분기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에 따르면 소매·유통업계의 54.6%는 3분기 수익성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각 39.7%가 ’악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홈쇼핑의 비중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타격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와 무점포소매에서는 규제 완화를, 백화점은 제조업 수준의 지원, 편의점은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는 업태가 온라인에만 그친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