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의 한 공장 부지. 냉동식품과 플라스틱 용기, 폐비닐 등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들이 천막으로 덮여 있었다. 천막을 걷어내자 썩은 곰팡이 냄새 같은 악취가 진동했다. 이곳에 불법으로 몰래 버려진 쓰레기는 100t 정도에 달했다. 인근의 공장 직원이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공무원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공무원은 “주택가에서 좀 떨어진 황량한 벌판에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유기성 오니를 발견했다”며 “25t 덤프트럭 5대에 달하는 엄청난 쓰레기가 무단으로 버려졌다”고 말했다. 시는 최근 이곳에 폐기물을 투기한 A씨(34)를 적발해 경찰에 고발하고 폐기물 처리 조치 명령을 내렸다.
충주시가 불법으로 투기하거나 방치한 폐기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인적이 드문 야산과 들녘이 무차별적으로 버려진 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로 인한 오염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본격적인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불법 폐기물 현장은 악취와 벌레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는 매년 10여건의 폐기물 불법 투기와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올해에만 162건이 무단으로 버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 화석연료와 함께 소각되고 해외에서 처리되던 쓰레기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들 폐기물은 고스란히 한적한 야산과 들녘 등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외지에서 충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폐기물을 싣고 인적이 드문 야산 등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불법 투기를 예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감시체계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법 폐기물이 기승을 부리자 조길형 충주시장까지 나섰다. 조 시장은 지난 1일 직원 대상 월례조회에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며 “악질적인 기업형·대형 범죄 양상을 보이는 불법 쓰레기 투기를 근절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이날 충주시문화회관에서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식’을 개최했다. 시는 선포식에서 불법 생활 쓰레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행정력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시는 이를 위해 무단투기자 단속, 무단투기 상습지역 CCTV 설치, 취약지역 상시예찰 등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해 쓰레기 무단투기 예방 및 근절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폐기물 불법 투기자를 목격해 신고하면 최고 3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조 시장은 “폐기물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주민 감시활동을 비롯한 각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내 집 앞·내 마을 청결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충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