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17분기 연속으로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올 2분기보다 2포인트 오른 93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유통업계가 경기를 보는 심리가 전 분기보다는 조금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RBSI가 기준치(100)보다 낮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RBSI는 2015년 2분기 이후 17분기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경기전망치가 4년 넘도록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쇼핑,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 판매(103)가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반면 대형마트(94)와 편의점(87), 백화점(86), 슈퍼마켓(84)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무점포소매 전망치는 103으로 3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방문 구매보다 온라인 구매로 대체하는 소비패턴이 늘어난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대형마트는 식품, 비식품 등 모든 제품군의 판매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슈퍼마켓은 온라인 유통가와 최저가 경쟁이 지속되고 주요 온라인몰이 신선식품까지 판매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다음 분기도 부정적인 전망이다. 백화점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패션·잡화가 부진하고 식품 부문의 성장세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유통업계의 3분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29.7%)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15.7%)이라는 전망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온라인쇼핑 침투가 빠르게 일어나는 대형마트(39.7%)와 슈퍼마켓(39.7%)에서 높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