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사 라인(Mendoza Line)이라는 용어가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타율이 2할대 언저리에 있는 타자를 지칭한다.
마리오 멘도사의 타율에서 연유된 용어다. 멘도사는 1979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된 뒤 타율 0.198을 기록했다. 한 야구 전문기자의 인터뷰에서 유래됐다.
올 시즌에도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며 마음고생을 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 10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모두 60명이다.
최하위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다. 246타수 56안타로, 타율 0.228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61개를 당해 안타 개수보다 많다. 이적 첫해였던 지난해에도 0.269에 머물렀다. 계약 기간 4년, 80억원의 FA계약을 맺고 삼성으로 이적한 그의 모습이 멘도사와 닮았다. 올해 연봉은 12억5000만원이다. FA계약을 맺은 터라 연봉 삭감도 할수 없는 삼성의 처지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멘도사 라인에 끼어 있는 건 다소 의외다. 59위다. 237타수 55안타, 타율 0.232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37개다. 자신의 통산 타율 0.278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연봉은 2억4500만원이다.
58위가 KT 위즈 박경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3년, 총액 26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타율 0.234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무려 77개로 안타 개수 65개보다 12개나 많다. 올해 연봉은 4억원이다.
57위 LG 트윈스 오지환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연봉은 4억원이다. 올 시즌 타율은 0.239다. 삼진은 76개를 당했다. 자신의 안타 개수인 74개보다 많다. 최근 실책마저 부쩍 늘어나면서 9개가 됐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예비 FA이지만 FA로이드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정수빈을 빼고 강민호와 박경수, 오지환은 안타보다 삼진이 많다는 점에서 좀더 신중한 타격이 요구된다.
이밖에 한화 이글스 이성열이 0.249로 56위에 머물러 있고,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도 0.254로 55위에 처져 있다. 한화 송광민도 0.258을 기록하고 있어,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한화와 롯데의 처지가 닮아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