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올 시즌 첫 2연승을 달성했다. 반면 홈팀 인천은 3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원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과 가진 K리그1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수원은 이 승리로 상주 상무를 제치고 상위 스플릿에 해당하는 6위로 올라섰다. 에이스 타가트는 득점 리스트에 2골을 추가하며 10골로 K리그1 득점 단독 선두로 나섰다.
경기는 수원의 싱거운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주전 왼쪽 윙백 홍철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구대영이 맹활약하면서다. 첫 골은 전반 5분 만에 나왔다. 구대영이 인천 진영 우측을 깊숙이 파고들어 찔러준 낮고 빠른 크로스를 타가트가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발을 갖다 대 마무리했다. 구대영은 전반 19분 직접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사리치와의 절묘한 2대1 패스를 시도해 또 다시 인천 우측 페널티 박스 안에 진입한 구대영은 볼을 골문으로 가볍게 차 넣으며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인천도 그냥 물러나진 않았다. 문창진은 전반 30분 수원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고 공을 따내 우측면의 정훈성에게 밀어줬다. 정훈성이 이 공을 왼발로 정확하게 감아 차 수원의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까지 내셔널리그 강릉시청 축구단에서 뛴 정훈성의 K리그1 첫 득점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시 한 번 타가트가 인천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는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막판 부상당한 구대영을 대신해 투입된 홍철이 전방으로 멀리 거둬낸 공을 양준아가 제대로 거둬내지 못했다. 타가트는 이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강한 오른발 중거리 발리슛을 시도해 인천의 골망을 갈랐다.
패색이 짙어진 인천은 후반 16분 다시 역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명준재가 볼을 잡는 과정에서 무리한 경합을 벌인 구자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서다. 구자룡은 앞서 전반 6분에도 최범경의 돌파를 막다가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수적 우위를 누리게 된 인천은 수비라인을 수원 진영까지 끌어올리며 총 공세에 나섰다. 인천은 결국 후반 24분 한 골을 만회했다. 최범경이 올린 코너킥을 양준아가 헤더로 떨어뜨렸고, 이를 이날 통산 200번째 경기에 출장한 이재성이 마무리했다.
유상철 인천 감독은 후반 35분 수비수 김동민 대신 정동윤을 투입하며 총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인천은 계속되는 공세에도 수비에 집중한 수원을 상대로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수원의 3대 2 승리로 끝났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구대영의 득점 때 눈시울을 붉힌 표정에 대해 “구대영 선수가 훈련때 늘 성실히 훈련함에도 주전으로 내보내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팀을 위해 좋은 활약을 펼쳐 감동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의 과거 화려한 퍼포먼스와 좋은 결과를 생각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에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상철 인천 감독은 3연패를 언급했다. 그는 “사소한 실수가 바로 실점과 연결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신력과 집중력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