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승리 요정(?)이다. 그가 선발 등판한 8경기 모두 LG가 이겼다. 그새 5승을 챙겼다.
LG 이우찬(27)이다. 5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에 올 시즌 처음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5월 2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선 4.2이닝 동안 1실점 하며 동점 상황에서 내려갔지만, LG는 끝내기 폭투로 승리했다.
5월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6.1이닝 1실점, 6월 4일 KT 위즈 전에선 5이닝 2실점하며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달 9일 한화전에선 6이닝 1실점한 뒤 1-1 동점 상황에서 내려갔다. LG가 연장 11회 초 2점을 뽑아내 승리했다.
그리고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6이닝 1실점하며 승리를 추가했다. 지난달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선 4.1이닝 5실점(4자책점)했다. 1-5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갔지만 LG가 5회말에만 5점을 뽑는 등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난 4일 한화와의 경기에선 6.2이닝 동안 3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정도면 승리 요정이 맞다.
승리 요정이 되기까지 이우찬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북일고를 졸업한 2011년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경찰야구단을 다녀왔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2016년 5월 29일 이전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날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선발투수로 1군에 합류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1홈런을 포함해 2안타,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아웃 카운트는 한 개도 잡지 못했다. 공식적으론 평균자책점을 계산할 수 없는 무한대 실점이어서 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99.99’로 표기하기도 한다. 2016년 단 한 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2017년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름까지 바꾸며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이우찬이 1군 무대에 등장한 것은 2018년이다. 단 3경기에 뛰었다. 0.2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54.00이였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다. 추격조로 시작해 필승조로 옮겨갔다.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22경기에 나와 5승2홀드,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99.99의 투수에서 54.00을 거쳐 올해 2.98의 투수로 일취월장한 것이다.
승리요정 이우찬에게는 큰 과제가 주어졌다. 두산전에서의 승리다. LG는 올 시즌 두산에 3승7패로 철저히 밀리고 있다. 지난해 1승15패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올해 두산전에는 선발 1경기를 포함해 5경기에 나왔다. 10.2이닝 동안 6실점하며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하고 있다. 어렵게 자리잡은 만큼 이우찬이 이번 ‘두산 7패’를 깨는 승리 요정이 된다면 그의 야구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9년차인 그의 연봉은 아직 3100만원에 불과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