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릴 韓日 양자협의는 ‘과장급 실무협의’…‘격’ 낮아졌다

입력 2019-07-10 18:05 수정 2019-07-10 18:11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국과 일본의 첫 번째 접촉은 ‘과장급 실무협의’로 결정됐다. 일본 정부가 공식 만남의 ‘격’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당초 국장급 이상 고위급 협의를 진행해 무역갈등을 조기에 해소하려던 한국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한 양국 실무협의가 오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실무진급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 측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양국 실무협의 참석자 레벨을 ‘과장급’으로 주장했다”며 “한국 측에서는 무역안보과 등에서 과장 2명이 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국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협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실무진 대표가 국장급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고 답했었다.

하지만 일본측이 실무적인 설명 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하자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고위급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로 합의점을 찾으려는 전략이 봉쇄된 셈이다.

산업부는 실무진 양자협의에서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일본 정부 주장을 상세히 전달 받을 예정이다.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된 ‘에칭가스(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도 들을 방침이다.

12일 열리는 실무협의는 지난 1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수출규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 첫 번째 만남이다. 수출 전략물자 통제 관련 한·일 양자협의는 2016년 국장급 협의로 개최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협의 일정만 조율하고 실제 협의는 이뤄지진 않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이 의견을 개진하고 어떤 입장인지 기록을 쌓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