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2의 득점 테이블 상단에선 생소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지현(강원 FC)과 조규성(FC 안양)이 그 주인공이다. 20대 초반에 불과한 이 신예 공격수들은 나란히 매서운 득점 돌풍을 일으키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양 선수의 활약으로 팀 성적도 상승세다.
김지현과 조규성은 1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K리그1 19라운드·K리그2 18라운드 MVP로 각각 선정됐다. 두 선수 모두 해당 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김지현은 지난 6일 FC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단 두 번의 슈팅으로 두 골을 결정짓는 ‘투샷 투킬’의 활약을 펼쳤다. 조규성도 지난 8일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안양의 통산 300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발과 머리를 가리지 않고 두 골을 꽂아 넣어 팀 승리를 견인했다.
양 선수에겐 리그 데뷔 후 통상 갖게 되는 적응 기간도 필요하지 않은 모양새다. 김지현은 지난 시즌 K리그1에 데뷔해 12경기 3골로 가능성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된 이번 시즌엔 20경기 7골 1도움으로 연신 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특히 최근 기세가 무섭다. 김지현은 지난 9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도 팀의 선제골을 헤더로 뽑아내며 2경기 연속골(3골)을 기록했다. 단숨에 득점 6위로 뛰어 오른 김지현은 김신욱(상하이 선화) 이적 여파로 외인에게 장악된 득점왕 경쟁에 박용지(상주·7골)와 함께 토종 공격수로서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득점 선두 페시치(서울·9골)와는 겨우 2골 차다.
조규성은 이번 시즌 안양에 데뷔해 16경기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두 경기당 한 골을 넣고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어느덧 득점 순위에서도 3위에 올랐다. 선두 펠리페(광주 FC·14골)와는 아직 6골의 간격이 있지만 조규성은 거침이 없다. 대전과의 경기 종료 후 조규성은 “펠리페가 치고 나가 공격포인트 10개만 기록하자는 생각이었지만 8골을 넣으며 욕심이 생겼다. 두 자릿수 이상 넣겠다”며 신인다운 패기를 보였다.
팀 성적도 더불어 반등하고 있다. 강원은 3위 서울에 승점 8점 뒤진 4위로 올라섰다. 최근 5경기 15골(경기당 3골)을 기록할 만큼 ‘병수볼’ 김병수 감독의 공격축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리치의 경남 FC 이적이 확정적인 가운데 더 많은 선발기회를 부여받게 될 김지현이 득점을 이어간다면 리그 3강 체제에도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안양도 조규성의 활약으로 2위 부산 아이파크에 승점 7점차로 따라붙으면서 꿈에 그리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