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홍 “한반도 평화협정에 당연 참여”

입력 2019-07-10 15:50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와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한반도 평화협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분명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경제문화포럼’ 초청 강연에서 “한반도에 평화협정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종전협정 합의의 당사자로서 평화협정에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추 대사는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을 불허하겠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자 가장 관심사이고, 이 과정에서 북미회담을 지지했고 앞으로 실무회담 진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사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나 소규모 다자 대화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추 대사는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간 회동에 대해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한반도 정세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북·미 정상이 대화 재개에 합의한 것은 평화와 비핵화에 상당히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립과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손을 잡고 대화하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모습은 민심에 부응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추 대사는 북·미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등 핵 관련 시설을 선제적으로 폐기하는 등 성의를 보이면서 북·미 대화에 나름 진지하게 응했는데, 미국이 보여준 조치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북·미 실무협상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미국의 변화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기회)은 내년에 소진될 수 있다”며 “올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추 대사는 미국이 요구하는 ‘플러스 알파’와 관련해 “북한에 핵탄두를 내놓고 신고·검증을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를 북한이 일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북한의 핵심적인 관심은 체제 안정이기 때문에 향후 북·미 협상에서도 체제 보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수혁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 실무협상에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와 북·미 간 종전선언이 상당 부분 합의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제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의 비핵화 상응조치로 거론돼 온 사항에 대해 양측이 접점을 찾았다는 뜻으로 조만간 재개될 실무협상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