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광도시 전주, 내방객 만족도는 “글쎄요”

입력 2019-07-10 15:35 수정 2019-07-10 15:55
오목대에서 내려다 본 전주한옥마을 전경.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가 ‘1000만 관광도시’란 명성을 날리고 있으나, 실제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전국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들의 재방문 의향도 매우 낮아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주의 인기가 갈수록 식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내놓은 2016~2017년 ‘국민여행 실태조사’ 보고서를 재분석한 결과, 제기됐다. 이 보고서는 이 기간 전북을 방문한 타 지역 거주 관광객의 응답(1200여건) 결과를 모은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2년간 전북을 찾은 다른 지역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4.09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4.07점)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제주와 부산 등에 이어 전국 5위다. ‘재방문 의향’과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도 전국 5순위인 각각 4.04점과 4.03점을 보였다.

그러나 시·군별로 들여다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전북 대표에 이어 전국 도심 최고 관광도시로 발돋움한 전주에 대한 만족도는 4.01점에 그쳤다. 이는 전북 평균은 물론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덩달아 재방문 의향도 전국 평균(4.02점)과는 거리가 먼 3.93점이 나왔다.

주 요인은 비싼 물가와 혼잡한 교통 문제가 꼽혔다. 실제로 두 항목에 대한 만족도는 전국 평균(3.68점·3.77점)에 미치지 못하는 각각 3.57점과 3.64점이 나왔다. 서울과 인천, 부산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젊은 관광객일수록 만족도가 더 낮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40대 이하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전 연령층에서 4점을 밑돌았다.
전주 서학예술마을의 중심 거리에 있는 조형물. 이 마을은 한옥마을 건너편에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자생적으로 모여 정착된 예술마을이다.

반면 전북지역 전체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관광정보와 체험 프로그램 등 12개 조사항목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전북권 관광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다는 의미다.

이에 한은 전북본부는 관광의 권역화 등 지역 내 연계 관광 활성화와 20~30대 젊은 층의 관광수요 확대를 위한 볼거리·체험활동 등의 관광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놨다. 특히 전북은 당일치기 관광객(63.4%)이 많고, 가족단위 관광객(45.2%)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나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숙박시설 확충과 테마파크·위락놀이시설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은 전북본부 김수진 기획조사팀 과장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관광지에 대한 호평보다는 혹평이 관광객들 의사결정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또렷했다”며 온라인과 모바일 홍보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관광객 수도 중요하지만 1인당 지출액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9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전라북도 관광산업 현황과 발전방안 세미나’를 가졌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