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치 토커’ 박찬호가 공무원 대상 특강에서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방송 이미지와 달리 특강 무대에 오른 명예 공무원 박찬호는 진지했다.
인사혁신처 홍보대사 박찬호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사혁신처 직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작은 도전을 모아 큰일을 해내는 것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홍보대사는 “매일 한가지씩만 도전해도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안주하지 말고 목표를 이뤄나가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사처는 지난 5월 20일 박찬호를 홍보대사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명예공무원증을 수여했다.
박 홍보대사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인 124승을 기록한 경험을 풀어놓으며 “당시 123승 기록을 갖고 있던 일본인 투수를 넘고 싶어 포기하지 않았다”며 “도전의 결실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진중한 분위기로 강단에 오른 박 홍보대사였지만 투머치 토커의 면모를 숨기지는 못했다. 1시간으로 예정된 강연에서 약 1시간 10분 동안 쉴 새 없이 말했다. 강연 초반에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많은 얘기와 사연, 추억이 쌓였고 공유할 게 많다”며 “(그래서) 말을 많이 했더니 젊은 분들이 (저를) 투머치 토커라 부르더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요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며 “강연 부탁을 받으면 거꾸로 “괜찮으실까요?”라고 되묻는다”고 설명했다. 강의 막바지엔 “자꾸 내 얘기만 하면 여러분 귀에 피만 나니까 질의응답을 받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메이저리그 시절 ‘이단옆차기’ 사건을 회상하기도 했다. 박 홍보대사는 “당시 상대 투수가 글로브로 배를 세게 태그하고선 심한 말까지 해 기분이 나빴다”며 “당시 (내가) 영어가 안돼서 바디랭귀지(몸짓)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은 통쾌하셨겠지만 이후 협박편지를 엄청 많이 받았다”며 “어쨌든 다음날 해당 선수를 찾아가 ‘한국인 사나이’답게 먼저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박 홍보대사는 이 에피소드를 설명할 때도 열심히 말했다. 그는 “상대 선수한테 사과하러 가니 그 선수가 지레 겁을 먹은 건지 방어 준비를 하고 있더라”라며 “어쨌든 이 일이 있고 나선 선수들이 말조심하더라. 어디서 이단옆차기가 날라올지 모르니까”라고 했다. 아울러 “사실 (이단옆차기 당시) 전 이닝에 만루홈런만 안 맞았어도 좀 참았을 텐데”라며 “(하필) 그 경기에 부모님, 99살 할머니까지 처음으로 경기 보러 온 날이라 (그게 안 됐다)”고 설명했다.
박 홍보대사는 자신의 성공론도 공개했다. 그는 “한동안 성공의 비결을 ‘술, 담배, 여자를 멀리해야 된다’고 설명했다”며 “그런데 사랑을 알고 나니 그게 아니더라.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야구를 더 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감독님이 뭐 시키면 무조건 하나씩 더했다. 운동장 10바퀴 돌라고 하면 11바퀴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