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점 서울은 오르고 지방은 떨어지는 중” 전국 집값 추이

입력 2019-07-10 15:04
주택 가격 추이. 주택금융연구원 제공

2017년 이후 수도권 집값이 올라도 지방의 집값은 내려가는 ‘비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젊은 층 이탈 영향이 지방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강남 4구와 부산·울산의 집값은 전국적 추세보다는 지역 특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수도권과 부산·울산 주택가격 비동조화 현상과 원인’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2004년 1분기부터 2018년도 3분기까지 주택가격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전국요인과 지역 요인을 살폈다. 전국요인은 국가적인 현상을, 지역 요인은 지역 고유의 인구 구조적 변화와 경제 성장 등을 뜻한다.

이 조사는 6대 특별·광역시의 구 단위와 경기도 시 단위 97개 지역에 대해 지난 2004년 1분기에서 2018년도 3분기까지 주택가격 매매지수와 지역별 소비자 물가지수를 사용해 진행됐다.

전국주택가격과 전국요인의 동화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2004년 1분기∼2009년 4분기에 0.89였지만, 2010년 1분기∼2015년 2분기 0.65에서 2015년 3분기∼2018년 3분기 0.09로 급격히 낮아졌다.

국내 주택시장에 2004년 1분기에서 2009년 4분기까지는 전국요인이 전국적으로 강했지만 2010년 1분기를 기점으로 2015년 2분기까지는 지역 요인이 강화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가격 변화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강남 4구와 부산·울산은 지역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강남 4구는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지역적 특색이 반영된 차별화 된 곳으로 주택가격이 지역 고유의 인구 구조적 변화, 경제성장 등과 같은 지역 요인에 따라 견인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국가적인 현상에 따라 결정되는 전국요인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부산은 2005년을 전후 도심지역 내 대규모 재개발 및 혁신도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상승했고 2010~2014년에는 노후주택 멸실은 증가했지만, 아파트 공급은 부족해 수급불균형이 가격상승을 견인했다.

연구진은 “부산은 인구 감소, 높은 노령인구와 노후주택 비율 등이 지역적 특색”이라며 “울산은 소득 대비 낮은 매매가, 경기 침체 등으로 지역 요인이 강화했다”고 했다.

주택가격 비동조화의 원인은 주택시장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 수급불균형, 정부의 규제 및 지역개발 정책, 지역 고유특성 등으로 지목됐다.

2010년과 2015년을 전후해 주택시장 규제정책 및 부양정책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차별적으로 시행되면서 수도권이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전국요인이 약화되고 지역 요인이 강화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17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할 당시 부산·울산은 경기 침체와 함께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수도권과 달리 움직이는 비동조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