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앞둔 사바시아 등장…기립박수’ 아름다운 은퇴 외면받는 KBO

입력 2019-07-10 13:3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다. 올스타전 출전 멤버가 아닌 선수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아메리칸리그가 내셔널리그에 4-3으로 한 점 앞선 9회초 2사 상황이다. 마운드에는 양키스 어롤디스 채프먼이 있었다.

뉴욕 양키스 CC 사바시아(39)다. 경기 종료까지 불과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등장한 사바시아는 모든 이의 시선을 독점했다.

계획자는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접는 사바시아가 올스타전에서 굿바이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사바시아는 2008년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사바시아는 마운드에서 채프먼을 비롯해 내야수들과 돌아가면서 악수한게 전부였다. 이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클리블랜드 팬들은 사바시아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바시아는 손을 들어 답례했다.

메이저리그 은퇴 문화가 왜 박수를 받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올스타전의 감동과 품격을 더해주기도 했다.

반대로 KBO리그 베테랑들은 말년만 되면 방출 압력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승엽과 같은 은퇴투어는커녕 은퇴식도 없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야구에도 아름다운 은퇴 문화가 정착될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