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박순자, 국토위원장에서 끌어내릴 수는 없지만…징계”

입력 2019-07-10 11:49 수정 2019-07-10 15:12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자리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의원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국토위원장 교체 통보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이 완강히 버티자 징계 절차라는 강경 카드를 꺼낸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박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징계 절차에 금일 중 착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박 의원을) 강제로 위원장에서 끌어내릴 수는 없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 징계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당의 기강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 국토위 등 5개 상임위원장 직을 의원들이 1년간 교대로 맡기로 구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 원내지도부도 박 의원 후임으로 홍문표 의원이 국토위원장을 맡도록 결정했지만, 박 의원은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다”며 병원에 입원까지 불사하면서 물러나길 거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박순자(오른쪽 두번째) 의원과 홍문표(맨 왼쪽) 의원이 지난 9일 당 의원총회에 앉아 있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의원총회 자리에서도 의원들에게 돌린 유인물을 통해 “저는 원내지도부와 1년씩 상임위원장 나누기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자리에서 김재원 의원은 박 의원에게 “아직도 버티는거냐? 고래 힘줄처럼 버텨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상임위원장 자리 교통정리가 안 되면서 두 의원 간 갈등은 물론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나오자 3선의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길을 택했다. 상임위원장 자리 문제로 중진 의원이 윤리위에 오르는 일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