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北 대량살상무기 동결은 시작점” “유럽에서 北 만날 계획 없어”

입력 2019-07-10 11:23 수정 2019-07-10 11:24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진행된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미국 국무부가 북미협상에 있어 미국의 목표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이며 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 방문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의 당국자들이 만날 계획은 없다고도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사안을 평화적으로, 외교를 통해 푸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고 우리는 분명히 WMD의 완전한 제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목표에 대해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어 “동결은 절대 과정의 해결이나 끝이 될 수 없다. (동결은) 우리가 분명히 시작(beginning)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며 “어떤 행정부도 동결을 최종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 이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해 ‘동결이 입구’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한 적이 없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비핵화의 정의와 WMD 동결, 로드맵을 향한 협력을 미국의 관심 사안으로 꼽으며 동결을 입구로 설정하는 듯한 태도만 취해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동결이 비핵화의 입구임을 공식화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진행된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비핵화 동결’을 최종목표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가 “핵동결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당시 강력하게 부인했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 전제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 WMD의 완전한 동결을 원하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하는 어떤 약어를 써도 된다. 나는 약어를 쓰려고 하면 발음이 잘 되지 않아서 그저 WMD의 완전한 제거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비건 대표의 이달 8~11일 유럽 방문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잡혀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유럽) 방문에서 북측 당국자들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과) 접촉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이 지금 계속되고 있고 비건 대표와 그의 팀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2~3주간의 준비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쯤 실무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