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편 김모씨에게 폭행 당한 베트남 출신 여성이 “나는 남편의 샌드백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갈비뼈 골절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A씨는 김씨에게 폭행 당해 생긴 멍과 상처 사진을 9일 SBS를 통해 공개했다. 폭행 직후 A씨가 친구에게 울면서 전송했던 사진이다. 얼굴을 비롯해 온몸에 멍이 가득했다. 손가락도 부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외국인 등록증이 나오지 않아 신분증이 없는 상태로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없었다.
A씨는 “남편이 옛날에 권투 연습을 했었고 나를 샌드백 치듯 때렸다”며 “처음에는 참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 영상 속 모습은 아주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신분증(외국인 등록증)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없어 참아왔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를 폭행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그가 지난 4월과 6월에도 폭행한 정황이 드러나 상습 폭행죄 추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폭행 당시 아들이 옆에 있었지만 이를 무시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는 지난 4일 3시간 동안 아내를 때린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소주병이 아닌 페트병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강혜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A씨의 근황을 알렸다. 그는 갈비뼈 골절 등으로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강 대표는 “남편이 A씨의 뺨을 때리다가 갈비뼈 쪽을 집중적으로 가격했다. 갈비뼈가 많이 손상돼 상처가 깊다”며 “현재 가해자와 격리돼 병원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