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올해 2학기부터 8학년(12~13세) 남학생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들은 9일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HPV 예방접종 대상자를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12세 전후의 여학생만을 대상으로 HPV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HPV는 음경, 자궁경부, 항문 등에 발생하는 암의 주요 원인이며 조기 진단이 어렵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이미 스코틀랜드, 웨일스에서는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 대상 HPV 백신 접종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며 “부모 동의 하에 이제 영국 전역의 남학생들도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12월 발표된 PHE 보고서에 따르면 HPV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08년 이후 영국 16~21세 청소년의 HPV 감염률은 86%가량 감소했다. 남성 음경암은 3433건, 후두암과 두부암은 약 2만1395건이 줄었다.
PHE 소속 메리 램지 박사는 “여학생 대상 백신 접종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이며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이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HPV 백신은 생명을 구하는 접종이다. 모든 학부모가 백신 접종을 허락하길 바란다”며 “나이가 들수록 백신 효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국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아버지는 “예방이 치료보다 낫지만 접종을 하기 전에 더 많은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반응을 표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는 “모든 부모는 자녀들의 안전을 원한다. 아이들이 아프길 바라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접종의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