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경제·노동계를 만나 최저임금 인상, 일본 수출 제재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지도부가 외부 행보를 통해 경제·노동·종교계 등 사회적 타협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오후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연이어 방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방문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공존과 상생을 향한 소통 행보를 시작한다. 각계 대표와 사회적 대화에 나서겠다”며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소통과 경청의 자세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 지혜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을 만나 “한국노총과 함께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해법을 찾는 노력을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노총은 정책연대의 동지, 동반자며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제1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워진 경제여건을 언급하며 한국노총이 당과 함께 보조를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미·중 무역마찰,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제재로 우리 경제 전반의 대외적 여건이 나빠졌다”며 “정부 여당만의 힘으로 이 상황을 뚫고 나가긴 어렵다. 한국노총과 정책적 연대 협약을 만들고 착실히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 의제들은 사실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했다.
대한상의에서도 악화된 경제여건을 풀어나갈 해법을 함께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만난 이 원내대표는 “일본의 수출 제재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우리 경제인들은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는지, 해법이 있다면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찾아뵀다”고 했다.
이에 박 회장은 “정치가 기업으로 하여금 약속을 어기게 만드는 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경제교류는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약속이며 거래다. 일본 기업들이 약속과 거래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답했다.
간담회는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장비나 부품 사업은 효율성 때문에 단기적으로 키워나가지 않았다”며 “이번 계기로 정부가 도와주면 부품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이야길 나눴다”고 전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오후 중소기업계를 만났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개성공단 재가동 등 중소기업현안 45개를 이 대표에게 건의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으로 중소기업들이 감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추가경정예산과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켜 국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육성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문제나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는 충분히 협의해서 해결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가현 박재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