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형제의 2위 다툼 “불안요소를 지워라”

입력 2019-07-09 15:05 수정 2019-07-09 15:40
두산 베어스 김재환=뉴시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양강 체제가 무너지며 프로야구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SK가 독주 채비를 마친 가운데 두산이 주춤한 틈을 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가 두산의 2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8일 기준 2위 두산과 3위 키움의 경기차는 0.5에 불과하다. 4위 LG는 키움을 2경기차로 쫓고 있다. 1위 SK, 5위 NC 다이노스와는 격차가 커 당분간 2위 다툼이 격화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세 팀 모두 시즌 초 장점으로 평가받던 요소가 오히려 약점이 됐다. 이를 해결하는 팀이 가장 높은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세가 꺾인 두산의 불안요소는 크게 떨어진 공격력이다. 특히 장타력의 급감이 눈에 띤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이자 주포 김재환이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0.275의 타율에 2홈런으로 부진했던 것이 가장 뼈아프다. 두산 타선은 이 기간 리그 꼴찌인 11개의 홈런을 치는 데 그쳤고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89로 리그 8위다.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3개를 날린 오재일이었다. 지난해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OPS 0.862로 리그 1위에 올랐던 최강의 타선이 한순간에 리그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LG 트윈스 차우찬(왼쪽)=뉴시스

투수력을 기반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던 LG는 시즌 초 의외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썩인 김현수와 오지환이 살아나며 타선에 숨통이 트였다. 허리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의 건강 문제만 해결되면 리그 중위권 수준의 타격을 기대할 만하다. 그런데 이제는 믿었던 투수진이 골칫거리가 됐다. 4월까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던 선발 차우찬이 5월부터 난타당하며 평균자책점이 5.06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시즌 초 철벽이었던 계투 정우영이 최근 9경기 10⅔이닝에 나서 8실점하고 있다. 에이스 타일러 윌슨도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팀이 후반기에 약한 경향을 띠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왼쪽)=뉴시스

키움은 세 팀 중 분위기가 가장 좋은 팀이다. 마무리 조상우의 부상 공백은 그를 대신해 마무리로서 13경기에 나서 1승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인 오주원의 완벽투로 메웠다.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 박병호가 5월 이후 부진에서 헤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그를 대신해 이정후와 제리 샌즈 등이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신구의 조화가 완벽해보였던 선발진이 에릭 요키시를 제외하고는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안우진과 이승호 영건 듀오는 최근 부상으로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키움은 7일 불펜투수들만으로 경기를 치렀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