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사진 왼쪽)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고민정(오른쪽) 청와대 대변인에게 생방송 토론을 제안했다. KBS 선·후배 관계이자 전·현직 청와대 대변인인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 불참 의혹을 두고 사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민 대변인은 9일 페이스북에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어차피 서로 말하는 게 직업이고 싸움은 먼저 거셨다”며 “시시하게 혼자서 라디오 방송 전화 연결해서 준비한 원고 읽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더듬거리지 말고, 우리 TV 생방송에서 한 판 시원하게 붙읍시다”라고 적었다.
그는 “서로 준비를 해야 될 테니까 오늘 중으로 답을 달라”며 “아무리 후배라도 이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 되겠네. 답변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글을 맺었다.
두 사람의 충돌은 민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일정 불참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민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일본에 뭐하러 가셨나. 개막식 이후 본세션에는 홍남기 부총리 앉혀놓고, 이어지는 세션에서도 유일하게 자리 비운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우리 대통령뿐이다”며 “한 번 해외 순방할 때마다 수십억원 혈세 들어가는데 수업은 안 듣고 어디서 땡땡이를 치셨나. 청와대는 일본 G20 회의 때 대통령이 뭘 했는지, 과거에 당신들이 요구했던 대로 1분 단위로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고 대변인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 동영상에는) 거짓 정보들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반박했다.
고 대변인은 민 대변인을 향해서도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이지 않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를 해봤는지 묻고 싶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거라면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팩트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기자,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가 궁금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민 대변인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고 대변인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핵심이 없네. 더 안타까운 건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민 대변인은 이 글에서 “(어떻게 기사를 쓰고 브리핑했냐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고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부장들 하고 계시는 당시 1호 기자분들께 여쭤보길 바란다”며 “그리고 대통령과 국민 간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기자 브리핑은 오늘 방송 인터뷰보다 잘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비꼬았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