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만에 찾아온 장마…‘동쪽엔 폭우, 서쪽엔 찔끔’

입력 2019-07-09 13:09
장마전선이 10일부터 다시 한반도를 뒤덮는다. 이번 장마는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최고 200㎜가 넘는 폭우를 쏟아붓겠지만 서울 등 중부지방을 포함한 서쪽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를 내릴 전망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동중국해 북쪽부터 일본 남부지방까지 걸쳐 있는 장마전선은 10일 새벽부터 북상하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동시에 비를 뿌릴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남해안 지역에 200㎜ 넘는 폭우가 내린 지 11일 만이다.
지난달 29일 남해안 일부 지역에 200mm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침수된 논밭. 연합뉴스

기상청은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을 동시에 받겠지만 강원영동과 경상도 일부 해안, 제주도 등 백두대간 동쪽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당국은 강원영동에는 50~200㎜, 경상도 일부 해안에는 100㎜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 북동쪽 해상에 자리잡은 고기압이 강해져 장마전선의 이동 속도가 느려진다면 이 지역에 더 많은 비가 오래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과 경기도 강원영서 지방의 강수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20~60㎜ 수준에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밖 지역은 10~40㎜의 약한 비가 예보됐다.

전문가들은 ‘동다(多)서소(少)형’ 장마의 원인으로 저기압과 지형적 특성을 꼽았다. 긴 띠 모양의 장마전선에 따뜻한 바람이 유입돼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 저기압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생긴 저기압이 바람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불게 해 구름을 동쪽으로 이동시킨다. 동해의 수증기까지 머금게 된 장마전선은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게다가 산맥 등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비구름의 움직임이 막히면서 백두대간에만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다는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예보관은 “장마전선 북쪽에서는 찬 공기, 남쪽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장마전선이 더 넓고 불안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장맛비는 11일 오후부터 서서히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장마전선은 동중국해와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무르며 오르내리다 13일부터 17일 사이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