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48이다. 압도적 꼴찌다.
롯데 불펜투수들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이 마운드에 올랐다. 무려 329명이다. 가장 적은 KT 위즈의 257회 등판보다 72차례나 많다.
9개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다.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 하재훈과 NC 다이노스 원종현의 21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구원투수들의 패수는 최다 1위다. 18패다.
개인별로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최근까지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구승민(29)은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갔다. 이때까지 구승민은 41경기에 출전해 1승4패, 2세이브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25였다.
36이닝을 던져 45안타를 맞았다. 피안타율이 0.298이나 된다. 볼넷도 21개나 허용했다. 폭투도 7개나 된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무려 1.83이다. 전혀 마무리 보직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구승민 대체 카드로 활용 중인 박진형(25)은 17경기에 나와 1승3세이브 2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4.50이다. 피안타율은 0.214로 좋다. 16이닝 동안 볼넷도 5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06이다.
그런데 16이닝 동안 홈런을 4개나 맞았다. 4이닝당 1개꼴이다. 블론세이브도 두 차례나 된다. 마무리 경험이 없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활동 중인 고효준(36)은 49경기에 나와 1승6패 14홀드를 기록 중이다. 불펜 투수가 벌써 6패를 안고 있다. 41.1이닝 동안 볼넷 22개를 내줬다. 1.87이닝 당 볼넷을 남발하고 있다는 의미다. 폭투는 무려 7개나 된다. 블론세이브도 2차례다. 한마디로 제구력이 들쭉날쭉이다. 이런데도 한때 마무리를 담당했다.
그리고 박시영(30)이다. 역시 볼넷을 남발한다. 43이닝 동안 22개다. 폭투도 7개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연속으로 최악의 피칭을 선보였다.
시즌 초반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가 밀려난 손승락(37)은 올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35게임에 출전해 3승2패4세이브2홀드를 기록 중이다. 35.1이닝을 던져 피홈런 2개만을 허용했다. 시즌 초반 3할이 넘던 피안타율도 2할대로 내려왔다.
특히 최근 10경기 성적을 보면 9.2이닝 동안 5실점(4자책점),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볼넷이 7개로 다소 많지만 홈런은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도 10개나 잡아냈다.
마무리 투수는 심적 부담이 매우 큰 자리다. 경험이 바탕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다. 양상문 감독이 실험했던 구승민 카드의 실패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마무리 돌려막기 실험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우연한 승리보다는 이유있는 패배를 팬들은 원한다. 모든 궤도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잔꾀 야구보다는 우직한 야구를 원한다. 꼴찌를 하더라도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