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없던 윤석열 청문회…막판 ‘허위 답변’ 논란에 상황 급변

입력 2019-07-09 02:41 수정 2019-07-09 03:08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과 관련, 허위 답변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결정적 ‘한방’이 없었던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9일 차수변경을 하고 나서야 뜨겁게 달아올랐다.

앞서 윤 후보자는 2013년 윤대진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건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렸다. 자유한국당은 윤 후보자가 윤 국장과 가깝고, 윤 전 서장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윤 후보자는 전날 오전부터 해당 의혹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지만, 인사청문회 내내 “윤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1시40분쯤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가 윤 후보자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2012년 12월 한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변호사에게 윤 국장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윤 전 서장을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녹취가 공개되자 “당시 여러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소개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있다고 하니 저렇게 말을 하기는 한 모양”이라며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변호사 선임 문제 아닌가. 이 변호사가 선임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변호사를 선임시켜준 것은 아니다”라며 “7년 전 일에 대해 설명하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 설명을 잘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도읍·김진태 한국당 의원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온종일 거짓 답변을 하고서 변명을 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여당 의원들도 당혹감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윤 후보자가) 진술을 잘못한 것 같다. 본인 기억만으로 말한 것에 대해 의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억이 다 정확한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윤 후보자를 두고 빚어진 여야 간 질의 공방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전날 오전 10시 시작해 다음날 새벽 1시50분까지 진행된 청문회는 윤 후보자가 10일 오후 6시까지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요청한 ‘부동시 시력굴절도 검사 자료’ 및 ‘본인 재산관계서류’를 가능한 한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마무리됐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윤 후보자에게 “지금 말씀드린 내용은 국민들의 목소리로 알아달라”며 “후보자께서 성실하게 자료제출을 해주길 바란다. 국민과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답변을 드렸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며 “위원들께서 주신 충고와 조언은 무겁게 새기겠다. 검찰총장 소임을 맡게 되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