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그 야마 뽑았겠나” 민경욱, 고민정 겨냥

입력 2019-07-09 00:09 수정 2019-07-09 09:48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자신을 비판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고 대변인이 ‘야마(핵심이라는 뜻의 일본어)’도 없이 비문으로 가득한 말로 애먼 자신을 걸고넘어졌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오른쪽)과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국민일보DB

민 대변인은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대변인이 라디오에 출연했지만) 역시 우려한 대로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핵심이 없다. 오죽하면 언론들이 ‘민경욱이 기사는 어떻게 쓰고 브리핑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야마’로 뽑았을까”라면서 “더 안타까운 건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의 주요 세션에 불참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민경욱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G20에서 사라진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공식 행사 첫날 세션 1에 문 대통령 대신 홍남기 부총리가 대신 참석했고 문 대통령은 세션 2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타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식 행사 둘째 날인 지난달 29일 다른 정상들이 참석한 여성 인권 관련 포럼에 나타나지 않았고 마지막 행사인 세션 3에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민 대변인은 이 영상을 근거로 문 대통령이 G20 주요 세션에 홍 부총리를 대신 참석하게 하고 자리를 비웠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대변인은 “문제의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는 전체영상을 찾아 컷편집을 했다고 하지만 G20 개최국이 전체영상을 다 공개하지 않아 전체영상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G20 세션에서 대통령께서 두 번 연설했다. 그 자료가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고 10분만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국민일보DB

이어 “민 의원은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였다. 하지만 민 의원은 자신의 편의대로 편집했을 가능성이 있는 유튜버의 영상을 참고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시고 말한 거라면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만약 확인하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기사를 쓰고 브리핑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고 대변인의 비판을 맞받아쳤다. 자신은 KBS 기자 시절 기사를 잘 써서 방송대상과 특종상, 이달의 기자상을 다 받았고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에는 브리핑을 깔끔하게 했다고 자신했다.

2015년 8월 25일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하는 모습. 국민일보DB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민 간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 기자 브리핑은 오늘 방송 인터뷰보다는 잘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썼다.

민 대변인은 고 대변인이 논리도 없이 자신을 비판한 것은 G20 주요 세션에 문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우리 국민에게 안긴 아픈 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파란 나비 브로치를 다시 문제 삼았다. 민 대변인은 “김정숙 여사가 가슴에 달았던 브로치는 파란 나비요? 아니면 보라색 코끼리요?”라면서 “그 파란 나비를 김정숙, 손혜원, 진선미 세 분이 달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이오? 한국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터지게 만들었던 사드 반대의 상징인 파란 나비 브로치를 대한민국 영부인이 미국 대통령 앞에 차고 나온 건 잘한 거요? 잘못한 거요?”라고 몰아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찬장인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왼쪽 가슴에 파란색 나비 모양의 브로치가 달려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면서 파란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착용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할 때 착용한 파란 나비 모양의 브로치. 오른쪽은 2016년 7월 21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서울 상경투쟁을 벌인 경북 성주 군민이 가슴에 착용했던 파란색 리본. 연합뉴스 및 MBC 방송화면 캡처

민 대변인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파란나비효과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영화”라면서 “성주에 거주하며 시위했던 동명의 여인이 김정숙 여사에게 다큐영화를 보라며 편지와 참외를 보낸 적이 있다”고 적었다.

민경욱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이어 “영부인이 파란나비는 북핵에 맞서는 사드를 반대하는 상징이라는 의미를 모를 리 없다”면서 “청와대는 트럼프를 맞이한 김정숙 여사가 파란 나비 브로치를 단 이유가 뭔지 밝히라”고 공격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