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관광지 남이섬이 제2경춘국도 조성사업으로 물길과 하늘길이 가로막힐 위기에 처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50여년간 가꿔온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8일 남이섬에 따르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되는 제2경춘국도 조성사업 중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에 교량을 건설해 통과하는 노선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량 건설이 가시화되자 남이섬은 “교량 건설 시, 도로, 구조, 토질, 교통 등의 설계참여자 이외에 환경영향평가 대행자 및 환경분야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간과했다”며 “교량 건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연생태 파괴, 선박운항 안전문제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이섬 측은 교량이 조성되면 생태계 파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남이섬이 50여년 전부터 현재까지 자연생태환경을 지켜오면서 문화예술관광지로 만들고자 노력해 우리나라에서 면적대비 가장 많은 종과 개체수의 야생조류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 YMCA, 유니세프 등 NGO 단체도 섬에 상주하면서 그 가치를 알리고 있다.
또한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현재 138t(선박 길이 26.4m) 규모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연중무휴 매일 경기도 가평(선착장)과 강원도 춘천(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다. 연평균 600여만명(1일 도선운항수 637회, 연 1만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남이섬을 찾고 있다.
남이섬은 이처럼 환경을 보존하고 안심관광을 위해 온 힘을 쏟는 남이섬 수역에 교량이 설치된다면 자연생태 파괴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 우려로 인해 정상적인 선박운항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고자 지난 50여년간 피땀 흘려 가꾼 남이섬 임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은 ‘합리적인 공공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이에 공감한 남이섬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 설치반대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남이섬 측은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남이섬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세계인들과 교감하고, 지속가능한 자연생태를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만일 교량이 남이섬~자라섬 사이에 들어서면 50여년간 지켜온 천혜의 자연 환경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량이 건설된다면 국제관광지로 알려진 남이섬 주변의 자연훼손, 관광지 파괴, 경제적 가치의 상실 등은 다시 복구할 수 없는 국제적 재난이나 다름없다”며 “다시 새롭게 자연생태환경을 소중히 지키는 문화예술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꿔온 5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새로운 50여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 붙였다.
가평=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