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세션에 불참했다는 의혹에 대해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G20 회의가 38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국제 무대인만큼 문 대통령이 양자 회담과 약식 만남을 하느라 일부 세션에 불참했다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다자회의는 대한민국 대통령 뿐 아니라 여타 다른 국가의 정상들도 외교전을 치열하게 펼치는 현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한 유튜브 채널은 ‘G20에서 사라진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각국 정상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분주한 48시간을 보내던 그 시간,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해당 영상을 근거로 들어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벌여왔다.
고 대변인은 “(다자회의) 세션 중에도 수많은 정상들은 정상회담과 친교회담을 통해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을 기획한다”며 “문 대통령은 회의 기간인 1박 2일 동안 6개 나라와 정상회담을 했고, 2개 나라와 약속된 약식 회담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전날인 지난달 2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회의 기간 동안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프랑스, 캐나다 등 6개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또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정상과 약식 회담을 진행했다.
이러한 외교 일정 탓에 문 대통령은 7개의 G20 주요 행사 가운데 4개에 불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별도의 휴식 시간 없이 양자 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관련 자료를 공부했다. 참모진을 수시로 불러 의제를 다듬었다”며 “문 대통령이 세션에 없었다고 놀거나 쉰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불참한 여성 특별 세션에 대해서도 “애초에 자리가 20여개 밖에 없었다. 정상 특별 이벤트가 아니라 사이드 이벤트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 사이 G20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 방침을 펴 왔다. 고 대변인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황당하다”는 글을 올렸고 8일에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 브리핑을 합쳐 대변인이 세 번이나 사실 관계를 밝힐 정도로 중대하게 사안을 보고 있다”며 “고소, 고발 등 법적 조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SNS나 브리핑 등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별개로 지난 4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로 추진돼 온 ‘허위조작정보 대응팀’을 중심으로 가짜뉴스에 대응할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