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오를 땐 가만있다가 빠질 땐 더 많이…” 코스피 2060대 ‘휘청’

입력 2019-07-08 16:34 수정 2019-07-08 17:09

미국이 ‘돈 풀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고꾸라졌다. 미국 경기지표 호조세로 ‘달러 강세’ 흐름이 돌아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로 껑충 뛰었다.

8일 코스피지수는 46.42포인트(2.20%) 내린 2064.17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말(2041.74)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25.45포인트(3.67%) 내린 668.72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9일 ‘검은 10월’ 당시의 낙폭(-5.03%) 이후 8개월여만에 가장 크게 꺾였다.

국내 증시가 된서리를 맞은 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점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신규고용은 22만4000건으로 시장 예상치(16만5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지난 주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66bp(1bp=0.01%p)나 오른 2.0367%에 거래를 마쳤다. 고용 등 경기 지표가 좋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에 기준금리를 50bp까지 낮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채권시장에 확산되면서다. 여기에 이번 주 열릴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무뎌지고 한국과 일본의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점 등이 국내 증시 매력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건 최근 한국 증시가 ‘호재’에는 지지부진하다가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로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 증시가 3% 안팎으로 상승할 때도 코스피지수는 되레 2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다른 나라 증시가 상승세를 탈 때 같이 오르지 못하다가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 빠르게 떨어지는 모양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수출·소비 지표나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 미·중 무역분쟁 추이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