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양정철과 관계 묻자 “저나 그 분이나 다 술을 좋아합니다”

입력 2019-07-08 16:20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밝은 표정으로 답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2015년 처음 알게 돼 이후 몇 차례 만나왔다고 밝혔다. 양 원장이 20대 총선 출마를 제의했지만 거절한 사실도 공개했다.

윤 후보자는 8일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양 원장을 올 4월 만났다는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며 “올해는 2월쯤 본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이 “왜 2월에 양 원장을 만났나, 무슨 얘기를 했는가”라고 따지자 윤 후보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여러 일행과 함께 만났다. 근황 같은 것을 얘기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그러면서 “2015년 말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시절 가까운 선배가 ‘주말에 서울 올라오면 한 번 얼굴 보자’고 해서 식사 장소에 나갔더니 그 분이 나와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 후보자는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부와 충돌한 뒤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상태였고, 양 원장은 당시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적을 두고 있었다.

윤 후보자는 “제가 양 원장을 만난 건 그 분이 야인이던 시절”이라며 “(양 원장이) 총선에 출마하란 얘기를 간곡하게 했는데, 전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6년 고검검사로 있을 때 (20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사퇴 기한 전까지 몇 차례 전화가 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해서 ‘그런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주 의원이 ‘(대통령 측근인 양 원장과) 친분을 맺어왔고 서울중앙지검장에 있으면서도 두 번 만났는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검찰 독립성을 국민이 인정하겠느냐’고 따지자 “그 분이 야인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정치권에 연계된 분이기 때문에 (만날 때) 굉장히 저도 조심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에 총장으로 취임하면 여야 의원들을 기회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또 좀 말씀도 듣고 하려고 하지만,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건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과 만나 정치적 문제를 상의한 일이 있나’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지금) 이 자리 자체가 의원님들고 계시고 바라보는 분들도 있어서 참 말씀드리기가 그런데 저나 그 분이나 다 술을 좋아한다. 자리 자체가 그냥 지인들끼리 만나서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그런 자리였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