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쓰레기 소각장’ 이전 공청회 주민 반발 속 끝나

입력 2019-07-08 15:32
의정부시가 지난 6일 오후 금오초등학교 해오름관에서 개최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서 주민,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재구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가 추진 중인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현대화사업 관련 공청회가 주민들의 반발 속에 진행됐다. 공청회에는 의정부시를 비롯한 양주·포천시 주민들까지 합세해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반대했다.

의정부시는 지난 6일 오후 금오초등학교 해오름관에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의정부·양주·포천시 등 5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자일동 환경자원센터(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재활용 선별장) 내 자원회수시설 건립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공청회 진행 전 금오초 정문 앞에서는 10여명의 주민들이 소각장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의정부시가 지난 6일 오후 금오초등학교 해오름관에서 개최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서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주민들의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박재구 기자

공청회는 전주대학교 박현서 교수를 좌장으로 주민 및 전문가 8명의 토론회도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토론은 무산되고 바로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

질의응답 시간에서 조득현 자일2통 주민대표는 “자일동 주민들도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지만, 현재 환경자원센터에 라돈 침대 매트리스가 잔뜩 쌓여 있고, 음식물 쓰레기의 시큼한 냄새가 가득하다”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이 안되는데 쓰레기 소각장까지 들어오면 관리가 될 리 만무하다”고 분노했다.

자일3통의 한 주민은 “자일동에는 주민들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처리장과 변전소까지 이전하는 등 혐오시설들이 모두 자리 잡았다”며 “집을 내놓은 지 5년이 지나도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쓰레기 소각장까지 들어서면 주민들은 모두 죽으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 시장은 “자일동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 모두 모아서 환경부 등에 공식적으로 전달하겠다. 만약 자일동에 자원회수시설이 조성된다면 주민들이 원하는 사회 기반 시설을 조성하거나,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마을 기금 조성 등을 할 것”이라며 “조성되는 자원회수시설은 최신 기술로 조성돼 주민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부시가 지난 6일 금오초등학교 해오름관에서 개최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 의정부, 양주, 포천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재구 기자

이우한 포천 의정부소각장 이전 건립 반대 공동위원장은 “의정부시 소각장 건립은 포천까지 영향을 미친다. 광릉숲 생물권 보전을 위한 국가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소각장의 다이옥신과 미세먼지 등이 광릉숲 동·식물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안 시장은 “소각장과 광릉숲의 거리는 4.96㎞ 떨어져 있다”며 “광릉숲 생물권 보전 핵심, 완충, 전이 지역 중 전이 지역에서도 몇백m가 떨어진 곳으로 소각장으로 인한 우려는 있지만 피해 정황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이날 공청회가 마무리된 후 포천시의회 의원들은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이전 건립 반대 촉구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포천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이전계획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천시의회 의원 일동은 지난 6일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이전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재구 기자

의정부시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마련, 다음 달 초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은 기존 장암동 소각장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 내 민간투자 방식(BTO)으로 1일 220t 규모 스토커방식의 소각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200t 규모의 장암동 소각장은 소각률이 저하돼 170t만 처리하고 나머지 30t은 수도권매립지로 반출하고 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