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하청노동자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해 사상 첫 원청·하청 공동총회를 실시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8일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하청 공동투쟁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15~17일까지 사상 최초로 하청노동자 요구안 총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조합원총회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더불어 하청노동자 총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지부와 하청지회는 2018년 9월부터 하나의 노동조합(1사 1조직 체계)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 6월 11일에는 하청 조합원 조직 확대 투쟁을 선포했지만 아직은 모두를 포괄하지는 못하고 있어 원·하청 공동투쟁을 이어가는 의지의 표명이자 책임을 지는 구체적인 행위로서 사상 최초의 ‘하청노동자 요구안 총투표’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2002년 11월 총회를 통과한 해고자문제 정리를 위한 합의서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의 의견을 물을 것”이라며 “당시 합의서에는 해고자들의 복직이나 생계비 지급 요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노조의 자주권을 상실한 잘못된 합의”라고 주장했다.
박근태 현대중 노조 지부장은 “이번 총회로 하청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의 요구를 가지고 싸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하청노동자들의 노조 가입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고 노조에 성실 교섭을 촉구한 만큼 이제라도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임금교섭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