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불러놓고 1시간20분 동안 말싸움만 벌인 여야

입력 2019-07-08 12:27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여야가 8일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1시간20분 동안 질의는 하지 않고 서로를 공격하는 언사만 쏟아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태 때 국회선진화법으로 고소·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청문위원 자격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으로 검찰 고발이 돼서 수사를 받지 않고 기피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이 언론에서는 12명이 있다고 한다”며 “해당 건은 기소권을 가진 검찰총장 청문회인데 과연 적절한가”라고 했다. 이어 “내가 재판받을 때는 한국당 위원들이 제척돼야 한다고 했는데 과거는 나쁘고 지금은 괜찮은 건가”라고 지적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에 고발됐지만, 민주당은 단순 폭력 건으로 고발됐다”며 “민주당은 피해자이지만 한국당에서 회피하면 저희도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박 의원도 재판받을 때 빠지라고 제가 말했다. 그래서 박 의원 빠졌나. 뇌물로 대법원까지 간 사람이 끝까지 감사했다”라며 “우리 당 고발당한 사람 다 빠지면 청문회 할 사람도 없다. 56명이 고발당했다”고 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에 찬물을 끼얹는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모욕적 언사에 용납할 수 없다”며 “여당이 오늘 각오한 것 같다. 윤 후보자에 대한 짝사랑 눈물겨워 볼 수가 없다. 윤 후보자에게 충성 경쟁을 벌이는 게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니면 민주당 폭력 고발이 걱정되는 건가”라고 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적격한지 부적격한지 논의하기 위한 이 자리에서 위원들 상호 간에 자격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발언을 문제 삼아 큰소리치고 하는 것은 국민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 다 자격 있다. 국회 일어난 일로 모든 의원 활동 중단하면 대한민국 국회는 없어진다”고 했다.

증인 출석을 둔 공방도 이어졌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증인으로 신청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어디 갔는지 모른다. 해외 도피를 한 것 같다”며 “윤 전 세무서장의 동행명령장을 발부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세무서장과 관련된 사건 기록도 안 보여주면서 했나 안 했나 따지면 뭐하나. 국회를 무시하는 건가”라고 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세무서장 관련한 내용을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달라고 하는데 이는 2016년에 결정이 난 건”이라며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판단해서 무혐의 처분을 한 거면 황 전 장관을 증인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윤우진 사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든 구속영장이든 부장검사나 차장검사의 전결사항이다. 검사장까지 보고도 안 된다”라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해명하라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