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 남북 국회회담 앞서 여야 5당 방북 추진

입력 2019-07-08 11:35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남북 국회회담에 우선해 여야 대표단 방북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

문 의장은 이 같은 내용을 취임 1주년을 앞둔 오는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이기우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당도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 5개당이 방북한다면 의미가 있다”며 “판문점 회담 이후 긍정적인 시그널이 오가는 상황에서 남북 간의 모멘텀도 구체화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문 의장이 남북 국회회담에 앞서 여야 대표단 방북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표단 방북이 국회회담에 비해 더 유연한 방식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남북 국회회담은 지난 4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러시아에서 박금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만나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남북 국회회담의 경우 의전 문제와 함께 남북 간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문 의장은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후 북·미 간 후속 실무협상 상황을 주시하되 남북 간의 지속적 교류를 되살리기 위해 국회의 적극적 역할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회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측에 의회 차원의 교류를 제안했으나 판문점 회동 전에는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간에도 여야 대표단 방북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5당 대표 정례회동인 초월회에서 “국회 차원의 방북단을 구성해 남북 국회회담, 한반도 비핵화, 대북 인도지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에 가서 논의해보겠다”고 했고, 문 의장도 “5당이 여기에 다 동의한다면 추진하겠다”고 호응했다.

이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이 결단하면 여야 모든 정당 대표들이 함께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 국회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