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8일(현지시간) 오전 ‘제42차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신규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는 남극 지역의 평화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남극조약 54개 가입국이 참여하는 연례회의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지정 여부 등을 논의한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과학적, 미학적 가치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16개국이 제안해 총 72곳이 지정됐다. 지정을 희망하는 국가는 펭귄 서식지 등 보호가치가 있는 구역을 적절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이후 협의 당사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국은 지난 2009년 제32차 남극회의에서 세종기지로부터 약 2km 떨어진 ‘나레브스키 포인트(일명 펭귄마을)’가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중국·이탈리아와 지난해부터 관리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두 차례의 연수회를 진행했다. 또 미국과 뉴질랜드, 독일 등 당사국의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신규 특별보호구역은 장보고기지 인근의 인익스프레시블섬(주변 약 3.3㎢)이다. 인익스프레시블섬은 해양환경변화 관찰 지표종으로 지정된 아델리펭귄 등의 번식지로 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관광과 연구 목적으로 사람들의 출입이 늘어나면서 보호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국은 장보고기지를 2014년 준공한 이후 아델리펭귄 군서지를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관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은 관리계획 검토 소위원회의 세부검토를 거쳐 내년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제43차 남극회의에서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