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前 인터폴 총재 부인, 인터폴 제소 “中과 연루”

입력 2019-07-07 15:56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 당국에 붙잡힌 뒤 재판을 받고 있는 멍훙웨이(孟宏偉) 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의 부인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인터폴을 제소했다. 그는 인터폴이 남편을 비롯한 가족을 보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회원국인 중국의 불법적 행위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이같이 보도하며, 멍훙웨이의 아내 그레이스 멍은 인터폴이 자신에게 재갈을 물리려 했고, 이는 중국 당국과도 연루돼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제소사실을 밝히지 말라는) 인터폴의 위협에도 헤이그 PCA에 제소한 사실을 발표한다”며 “인터폴은 내 가족을 보호·지원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회원국인 중국의 국제적 불법행위와도 연루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실종이 ‘단지 프랑스와 중국 관계당국과 연관된 일’이라는 인터폴의 주장이 맞는지, 인터폴이 우리 가족을 지켜야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초의 중국 출신 인터폴 총재였던 멍훙웨이는 지난해 9월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의 자택을 떠나 중국으로 출장을 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한 달 뒤 중국은 멍후웨이가 뇌물수수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멍후웨이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아 그의 부인은 남편의 생존여부에 의문을 표했는데, 지난달 20일 톈진(天津)직할시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와 기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멍훙웨이의 재판이 진행된 사진이 일부 공개됐다.

그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기관 및 개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1446만위안(약 24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앞서 SCMP는 중국 현 지도부가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의 파벌로 분류된 멍훙웨이를 제거하려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인터폴은 이메일을 통해 “이 중재절차는 기밀이고 (그레이스 멍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반박 외에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