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소속 대륙의 국가대항전을 완주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했다.
메시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 3‧4위전에서 아르헨티나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37분 칠레 수비수 가리 메델(베식타스)과 몸싸움을 벌여 동반 퇴장을 당했다.
메시는 칠레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메델의 견제에 가로막혔다. 두 선수는 공이 밖으로 나간 뒤 격양된 표정으로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서로의 가슴팍을 들이밀며 다툼을 벌였다. 메시와 메델은 모두 양팀의 주장이다. 주심은 이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을 명령했다. 비디오판독(VAR)까지 동원됐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퇴장을 당한 것은 국가대표로 데뷔했던 2005년 8월 17일 헝가리와 친선경기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메시는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당긴 헝가리의 빌모스 반차크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을 당했다. 메시가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그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칠레를 2대 1로 잡고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퇴장을 당해 대회를 완주하지 못한 메시는 3위 시상식장에도 불참했다. 그는 “부패한 대회의 일부분이 되고 싶지 않다”고 시상식 참석을 거부한 사유를 밝혔다.
메시가 남미에서 불명예 퇴장을 당한 날, 살라는 조국 이집트 카이로 국제경기장에서 열리느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 대회 최다(7회) 우승국인 이집트는 개최국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자신했지만, 16강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살라의 부진이 겹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 1로 졌다.
남아공이 약체는 아니지만 살라를 앞세운 이집트의 전력은 아프리카 최강으로 평가됐다. 이집트의 16강 탈락이 이변으로 설명되는 이유는 그래서다. 살라를 포함한 이집트 선수단은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서 주관하는 인터뷰를 거부하고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